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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판 더!

Written byinnot

작성일 조회 18

인생이란 뭐랄까. 진짜 끝자락이라 다 포기하고 싶을 때쯤, 마치 개평 주듯 슬그머니 코인 하나를 쥐여준다. 그리고 눈앞에 띄워지는 화면. ‘한 번 더 시도하시겠습니까?’ ​ 그래서 절체절명의 순간에 "아, 진짜 다 놔버리고 싶다…" 하다가도, 화면 속 "진짜 포기할거야?"라는 물음 앞에 차마 게임을 끌 수가 없다. 어찌 여기서 포기할 수 있겠는가. ​ 삶이란 게 원래 그렇다. 애초에 불공평하게 짜여 있다. 기본 세팅값이 좋으면 편하게 레벨업하는 거고, 그게 부족하면 남들보다 배로 구르며 메워야 한다. ​ 결국 이 불공평함을 똑바로 인지하고 받아들여야 한다. "불공평해. 그래 맞아. 그래서 뭐?" 그 자리에 주저앉아 순응할지, 아니면 '한 판 더?'를 누르고 다시 시작할지는 온전히 나의 선택에 달렸다. ​ 늘 평안하고 별 탈 없는 게 최우선인 사람은 '동물의 숲'을 하는 사람이고, 끝없이 성장하고 깨부수고 싶은 사람은 'RPG'를 하는 사람이다. 그냥 서로 세팅값과 플레이 모드가 다르다고 생각하면 편하다. ​ 동숲 유저한테 칼 쥐여주며 "너 왜 안 싸워?" 닥달해 봐야 무슨 의미가 있을까. 기껏해야 마음에 안 드는 이웃 동물 잠자리채로 툭툭 때리는 게 전부일 텐데. ​ 각자 고른 모드가 다르고 주어진 세팅값이 다르지만, 분명한 건 하나다. 이 거지 같은 시스템도 끝내 포기하려는 순간엔 반드시 "한 판 더?"라며 마지막 코인을 쥐여준다는 것. ​ 참 억울하고 얄궂지만, 오늘도 나는 내 삶에 그 동전 한 닢을 다시 밀어 넣는다. 그동안 쌓아온 처절한 패배의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, 이번 스테이지는 기필코 깨부수기 위해서. 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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